[가보니] 성매매 없는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다 > 보도자료

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가보니] 성매매 없는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10-01 10:56 조회61회 댓글0건

본문


성매매피해상담소 ‘여성인권센터 보다’ 현장 취재기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와 104번지. 걸어서 10분 거리다. 이 두 곳에는 일명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는 성매매 집결지와 ‘여성인권센터 보다’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피해자보호법)에 의거해 설립된 성매매피해상담소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자격으로 9월 4일과 6일, 보다를 방문해 설명을 들은 뒤 미아리 집결지에서 라운딩과 아웃리치(지역 주민에 대한 기관의 적극적인 봉사 활동)를 진행했다. 구조자와 피구조자로 구분짓기 보다, 현장에 맞닿아 있고자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성인권센터 보다.
여성인권센터 보다.


보다의 이하영 소장은 먼저 성매매 착취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성 2명 중 1명이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성을 구매한다. 이 소장은 한국의 성산업 규모와 한국 남성의 성구매율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성매매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만연함을 지적했다.

또한, 성매매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로 봐야함을 강조했다. 젠더, 빈곤, 청소년 문제가 여성을 성매매로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 구매자와 성 판매자 양자의 문제로 보기 보다 그 사이에 개입하는 알선자와 사회 분위기를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매매 수요는 차단하고 성매매 여성은 불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에 대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성매매피해상담소가 하는 일.
성매매피해상담소가 하는 일.


이어 성매매 피해자 지원체계를 설명했다. 정부는 성매매피해자보호법에 의거해 피해자를 돕는 시설을 운영하거나 운영에 드는 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시설에는 숙식을 제공하는 지원시설, 회복과 자립을 돋는 자활지원센터, 현장에서 활동하는 성매매피해상담소, 각 시설을 연계하고 조정하는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가 있다.

피해자는 상담소에서 생활시설, 지원센터로 이어지는 지원을 받게 된다. 각 시설은 이 과정에서 성매매로부터의 구조를 넘어 피해자가 자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피해자는 이러한 시설을 통해 주거지원, 채무해결, 의료지원, 직업훈련지원, 상담 및 치유를 받을 수 있다.  

성매매 피해자 지원체계.
성매매 피해자 지원체계.


상담소인 여성인권센터 보다는 현장지원사업을 통해 미아리 집결지 곁에서 직접 성매매 피해자를 만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매매 피해자 대부분이 30~40대이고 성매매에 장기간 노출되어 건강문제를 호소한다. 함께 병원을 방문하는 등 의료지원을 한다.

자격증 취득 비용을 지원하거나 기존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더불어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생일 파티를 하는 등 사소한 일상도 같이 하고 있다. 대다수가 10대, 20대 초반에 유입돼 기본적인 일상 생활에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은 법률지원이다. 대부분이 가족을 부양하고 있고, 성매매 산업이 일을 조금만 쉬어도 금세 빚이 쌓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성매매 여성들 반 정도는 업소에서 생활하는데 이 경우 일을 잠시만 쉬더라도 생활비가 빚으로 쌓인다.

성매매 집결지 모습.
성매매 집결지 모습.


업소를 이전하는 경우에는 중개인에게 돌아가는 소개금이 만만치 않아 이직 몇 번으로도 빚이 불어난다. 이외에도 마담이나 업주에 돌아가는 비용이나, 매월 들어가는 기름값, 간식비, 명절 떡값 등의 강제 지출을 하고 나면 채무자 신세가 되기 쉽상이다.

보다는 변호사를 선임해 파산 및 개인 회생 등 법적 절차를 지원한다. 또한, 아웃리치를 통해 직접 현장을 방문한다. 아웃리치를 하면서 접점을 늘리기 위해 여러 물품을 제공한다. 한 활동가는 웃으며 “어떤 물품을 드릴지 상담소끼리 경쟁도 하고 정보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상담소 곳곳에 면봉, 양말, 모기퇴치제 등 지원물품이 곳곳에 남겨져 있어 그동안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아웃리치 때 쓰이는 물품.
아웃리치 때 쓰이는 물품.


내가 방문했을 때는 추석을 맞아 떡을 준비했다. 활동가와 자원봉사자들은 각자 떡을 짊어지고, 집결지로 향했다. 반감을 표하는 마담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선물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음식은 잘 나간다는 봉사자의 말대로, 떡은 금세 동이 났다. 물품을 나눠주는 동안 집결지 현황을 조사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아웃리치가 끝나고 총평을 하는 자리에서 보람도 얘기했지만, 동시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젊은 여성들에 비해 나이가 있는 여성들은 자활이 어려웠다. 병이 있거나 고령인 피해자는 시간 내에 기준을 지키며 작업하는 일에 익숙해지기 어렵다. 40~50대의 경우에는 복지체계의 도움을 받기에도 어려웠다.

심지어 주민등록이 말소된 피해자도 더러 있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가 있었다. 보다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고령의 피해자를 위한 작업장을 만드는 등 여러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내가 방문한 날에는 떡을 준비했다.
내가 방문한 날에는 떡을 준비했다.


재개발에 대한 고민도 많아 보였다. 집결지는 재개발이 예정된 신월곡 1구역에 속해있다. 이 구역은 최근 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집결지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집결지였던 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규모가 축소된 상황이다.

그러나 보다는 집결지가 사라지는 것을 반기면서도 우려했다. 집결지가 없어진다고 성매매가 근절되는 것이 아니라 더 열악한 성매매 환경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는 자활과 철거가 함께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에는 성북구 의회에 제안해 ‘성매매여성 자활지원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규칙이 없어 실효성은 없는 상태다.

1970년대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였던 미아리 성매매 집결지는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는 여전히 성매매 피해자가 있고, 그들과 함께하는 성매매피해상담소가 있다. 집결지라는 공간은 사라져도 그곳에 존재하는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을 생각하며 재개발 이후까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상호 : 경북여성현장상담센터 새날  |  사업자등록번호: 506-82-65400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용당로 109번길 9 (2층)  |   TEL : 054-231-8297  |  FAX : 054-231-1465  |  E-mail : saenal82970@hanmail.net
copyright 2017 SAENAL.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