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부터 7시40분까지 수사관이 동○키스방을 방문한 결과 외부 간판이 꺼져있고 철문이 닫혀있는 등 인기척이 없었다. 인근 상가 주민도 영업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성매매 혐의점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 

“인터넷 성매매 광고 상 안내된 장소가 실제 S○ 안마인지 확인할 자료가 없다. 성매매 알선을 입증하기 위한 성매매·성매수인에 대한 자료도 전혀 없다. 고발장만으로는 범행 특정이 어렵다.”
 

성매매 집결지인 대구 중구 자갈마당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특별시립 다시함께상담센터가 성매매알선범죄를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며 밝힌 이유들이다. 성매매에 대한 수사기관의 안이한 인식이 형식적 수사와 솜방망이 처벌, 성매매의 산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터는 23일 토론회를 열어 지난 5년간 불법성산업감시본부를 운영하며 성매매알선범죄를 고발한 사건에 대한 처분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371건 중 70%(261건)에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기소 처분을 받은 184건 중 69%에는 별도 재판 없이 벌금형 등을 확정하는 약식명령 처분(구약식)이 내려졌다. 

불기소 이유 중에는 ‘증거불충분’이 34.5%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센터가 취합한 불기소 이유서 93건을 보면, 수사기관은 증거를 확보하려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수사기관은 단 한 차례의 방문 수사만으로 ‘성매매 업소가 아니다’고 단정하거나, 대포폰이 사용돼 피의자 특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며 사건을 종결했다. 센터는 “고발장에 성매매 알선행위가 일어난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특정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각하한 사례도 있었다”며 “고발인들에게 사실상 수사관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성매매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로 지적됐다. 성매매 사이트는 성매수자들의 후기를 공유하거나 오프라인 업소를 홍보하며 “성매매 수요를 창출하는 몸통” 역할을 해왔다. 여러 오피스텔을 빌려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업자들 중에는 성매매 포털 사이트에 광고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가, 이후 다시 성매매 알선 혐의로 구속된 사례도 있었다.
 

서울특별시립 다시함께상담센터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한 ‘산업화된 성착취 균열을 위한 성매매알선자 고발결과 분석토론회-불기소 이유를 기소한다’ 토론회 모습. 온라인 생중계 영상 갈무리

하지만 사이트 운영자들은 성매매 알선 행위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아왔다. 송진경 법무법인 한림 변호사는 “성매매 관련 사이트는 성매매 매개체로서 성구매자, 성매매 알선자, 성매매 여성의 연결고리의 중심에 있다”며 “성매매 관련 사이트 운영자 또한 범죄자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성매매 알선을 성착취 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는 “성매매는 성을 사고 파는 2자 관계가 아니라 알선업자가 포함된 3자 관계이며 알선업자는 성매매 여성을 유인·예속시켜 성적·경제적으로 착취하는 제1의 가해자”고 했다. 

이어 “기존 성매매 알선 사이트는 성매수자가 직접 업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었고, 텔레그램에서는 이를 보고 배운 청년들이 직접 성착취방을 운영했다”며 “성매매를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며 수사나 처벌을 하지 않는 사이 10대 청소년이 성착취방을 운영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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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231744001&code=940100#csidx46183e081393fdaa7ebb46a32ad1b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