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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가출 청소년에게 ‘조건만남 사기’ 시킨 어른들 무죄 왜?…“구체적 협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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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4-17 10:05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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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내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14세 청소년 경찰조사에서 일부 진술 바뀌어 믿을 수 없어”

14살 가출청소년에게 ‘조건만남 사기’를 시킨 20대 남성 2명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청소년을 협박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언제 어디서 해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의 ‘해악((害惡)의 고지’가 있어야 하는데, 욕설 등은 있었지만 해악의 고지는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당시 14살이던 A 양은 충남 천안 집에서 나왔다.

그는 가출 후 인천에서 친구와 함께 이른바 ‘조건만남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

B(23)씨 등 20대 남성 2명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됐다.

성매매를 하겠다면서 유인한 남성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었다.

그러나 A 양이 더는 사기를 치기 싫다며 다시 천안 집으로 돌아가자 이들은 뒤를 쫓았다.

결국 다시 인천으로 되돌아온 A 양은 재차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A 양에게 “(예전에 하던 대로) 남자를 만나 돈을 받아오는 일을 다시 하라”며 “위치추적 앱으로 찾아갈 테니 (성 매수 남성의) 차량에 타서 돈을 받으면 도망쳐라”고 시켰다.

곧바로 이들은 인터넷에서 미성년자 행세를 하면서 성 매수 남성을 물색했고, “소개 글을 봤다”며 연락한 남성에게 20만 원을 받고 성매매를 하기로 하고 A 양을 보냈다.

A 양은 성 매수 남성의 차량에 올라탄 뒤 “내가 아는 장소로 가자”고 요구했고, 성 매수 남성도 그 말에 따랐다.

A 양이 성매매 대금으로 20만 원을 받고 차량 뒷좌석으로 이동하자 위치추적 앱으로 따라온 이들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 성 매수남을 다그쳤다.

이들은 “조건만남을 하는 거냐.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윽박지르며 성 매수 남성을 차량에서 나오게 한 뒤 A 양에게서는 성매매 대금 20만 원을 건네받았다.

그러나 성 매수 남성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결국 B씨 등 2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법정에서 “A 양에게 강요에 해당하는 폭행이나 협박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 양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저보다 나이가 많은 피고인들이 그렇게 말해 겁을 먹었고 내가 (조건만남 사기를) 안 하면 어떻게 될까 무서웠다”며 “협박 같은 건 B 씨가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양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B 씨 등의 공동강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B 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 판사는 “피고인들이 A 양을 협박했는지 판단하려면 우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해악을 고지했는지를 살펴야 한다”며 “검찰 공소사실에는 단순히 피고인들이 ‘욕설하며 위협했다’고 돼 있을 뿐 해악의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해치겠다’는 구체적인 협박 행위가 없었다는 의미다.

홍 판사는 “A양도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들이 욕하거나 화를 냈다고 진술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해악을 고지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며 “성 매수 남성의 신고로 적발된 A 양은 경찰 조사에서도 일부 진술을 바꿨고 피고인들의 강요에 의해 가담했다고 진술할 동기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홍 판사는 “A 양은 조건만남 사기를 더는 하기 싫어 집으로 돌아갔다고 진술하면서도 위치추적 앱을 삭제하지 않았다”며 “어떤 위해를 입게 될 상황이었으면 앱을 그대로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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