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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상권 되살아나길” 천호동·영등포 ‘제2 청량리’ 기대감 [현장르포]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7 17:38

수정 2020.11.17 17:38

천호동·영등포 개발 '웃음꽃'
천호정비지구 1·2구역 철거 완료
"동네만 발전한다면 소음도 감수"
개발 속도나자 주민들 들뜬 모습
영등포도 "쪽방촌보단 임대주택"
신축 아파트 잇따라 신고가 경신
17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성매매 업소가 밀집했던 골목길. 업소 출입구에 '폐업' 문구가 붙어 있는 가운데 골목 입구 강동구청이 설치한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안내판이 눈에 띈다. 사진=김준혁 인턴기자
17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성매매 업소가 밀집했던 골목길. 업소 출입구에 '폐업' 문구가 붙어 있는 가운데 골목 입구 강동구청이 설치한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안내판이 눈에 띈다. 사진=김준혁 인턴기자
"몇 십 년 동안 천호동은 낙후된 지역이었다. 공사를 시작하면 수 년간 힘들겠지만 동네 발전을 위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17일 서울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가 포함된 천호재정비촉진지구 2구역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개발 소식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서울 천호동과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개발 계획이 속도를 내며 지역 부동산 시장의 호재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청량리 성매매 집결지가 개발을 통해 천지개벽을 한 사례가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입지와 교통 요인 등을 고려하면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는 천호재정비촉진지구 1·2·3구역에 걸쳐 있다. 현재 1·2구역은 철거가 완료됐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3구역도 관리처분계획인가 검토가 끝난 뒤 내년 하반기에는 철거가 진행 될 예정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1·2구역이 이주할 때 소음 등으로 민원이 들어오긴 했지만 여타 재개발보다는 적은 편 이었다"며 "조합에서 보상 등 문제를 잘 해결해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성매매 집결지라는 인식 때문에 개발이 늦어졌던 천호동은 개발 기대감이 어느 곳보다 큰 지역이다. 지난 8월 중흥토건이 천호동에 선보인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가 최고 114대 1의 경쟁률로 전 세대 1순위 해당지역 청약마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방증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천호동은 강동구 중에서도 강남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라며 "지금은 고덕·상일동이 천호동보다 가격이 높지만, 새 아파트가 입주하기 시작하면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성매매 집결지역인 영등포도 '제2의 청량리'를 노리고 있다. 청량리는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성매매 업소 등 혐오시설에 학군도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집값이 전용면적 88㎡가 4억~5억원 선에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 준공 10년 미만 아파트들이 신고가를 잇따라 갈아치우며 전용 84㎡가 15억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영등포는 지난 9일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계획이 발표됐다.

성매매 집결지 인근 카페 사장은 "성매매 집결지 때문에 손님 유입이 단절돼 상권이 죽었다"며 "경찰이 있는데도 아직도 8시 이후면 외제차 끌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영등포구는 성매매 집결지 개발을 통해 공동주택 총 993가구(임대주택 132가구 포함), 오피스텔 377가구를 포함해 주거 및 업무·판매시설을 주용도로 하는 재개발을 계획중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쪽방촌보다는 공공임대주택이라도 빨리 들어서는 게 지역의 입장에서도 더 좋다"라며 "신안선선도 들어오고 여의도와도 가까워 정비만 된다면 안 오를 수가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시설이 많이 들어서며 공급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청량리 사례를 볼 때 해당 지역들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청량리의 경우 복합역세권 개발과 교통 호재를 통해 집값 상승은 물론, 주거 환경도 많이 좋아졌다"라며 "신안산선이 예정된 영등포는 대형 유통시설들과 밀접했고 여의도와 가까워 지역 발전, 유통시설의 재편, 가격 상승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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