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로 성매매 줄었지만 더 숨어들었다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3 18:32

수정 2022.02.13 21:32

유흥업소 영업 제한 영향
주택가·오피스텔로 번져
코로나로 성매매 줄었지만 더 숨어들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성매매 사범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유흥업소 영업이 제한되는 등 외부 활동이 감소한 탓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창촌이 사라지고 유흥업소 영업이 제한되면서 성매매 관련해서도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성매매가 음성화되면서 우리 일생생활로 침투하고 있다. 당장 옆집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을 통해 적발된 성매매 사범은 총 7147명이다. 앞선 2년간 적발된 성매매 사범은 2019년 1만3321명, 2020년 9019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38.3%나 감소했다.

성매매 단속 건수로 보면 △2019년 4938건 △2020년 3161건 △2021년 3045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이후 성매매 적발 건수는 크게 줄었으나, 2020년과 지난해는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장소별 단속현황에도 변화가 눈에 띄었다. 지난 2019년 성매매가 가장 많이 적발된 장소는 유흥업소(1809건)로, 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1516건)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 등에서 적발된 성매매 건수(2020년 1121건·2021년 998건)가 유흥업소(2020년 898건·2021년 938건) 적발 건수보다 보다 많았다.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 여파로 유흥업소 영업이 제한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흥업소 영업 제한으로 성매매가 줄고 관련 적발 건수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야간활동이 많이 줄어드는 등 상황적인 요인이 작용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풍선효과처럼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성매매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온라인이나 채팅앱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 알선 등 음성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에는 전국적으로 오피스텔을 빌려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기업형 성매매 조직 일당 30여명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2019년 6월부터 부산과 경기 파주·일산·평택, 충청 청주 등 23개 지역에 120개 오피스텔을 빌려 성매매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는 첩보나 제보에 의존해 단속하다 보니 적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단속을 강화해 성매매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음성화되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단순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성매매 관계자들이 추구하는 금전적 이익을 어떻게 박탈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때"라며 "대물적 강제처분을 강화하는 게 성매매 생태계를 파괴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도입된 위장수사를 성매매 단속까지 확대하면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매매 공급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의 성매매 적발건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감소한 것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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